강지원 변호사·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상임대표
그린홈이 주목받고 있다. 화석원료를 거의 쓰지 않는 에너지 절약형 친환경주택이다. 단열재를 20cm 이상 두껍게 쓴다. 유리창도 두껍게 해 물방울이 맺히지 않게 하고, 틈새도 없앤다. 집 안에서 발생하는 음식 열, 가전제품 열, 사람 열도 재활용한다. 폐열회수환기장치를 달아 나쁜 공기는 내보내고 열은 재활용한다. 유리창 위치도 맞바람이 일도록 배치한다. 유리창을 열어놔도 바람이 들어오지 않고 더운 공기가 빠져나가지 않던 것을 고치기 위해서다. 이처럼 에너지를 최대한 절약하고 필요한 에너지는 태양광 태양열 지열 등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화석에너지 사용을 최대한 줄이는 주택이 그린홈이다.
주요 선진국들은 에너지 수요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한 그린홈의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녹색시장의 핵심 분야로 녹색건축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우리의 관심은 미흡했다. 그린홈 주택단지 하나 없고 국민도 그린홈을 구경조차 할 수 없어 인식이 미흡할 수밖에 없었다. 고작해야 정부와 대기업 중심으로 실험주택이 지어져 있는 수준에 불과했다.
이번 실증단지 조성사업은 이색적인 부분이 있다. 정부의 재정 지원 없이 민간기업이 주도해 실증단지를 조성하고 정부는 엄격한 성능 검증을 통해 그린홈의 우수성을 담보하겠다는 것이다. 민간 주택업계의 그린홈에 대한 관심과 기술 향상을 촉진하고, 그린홈 시장을 조기에 형성하려는 것이다.
공모 기준에서 제시한 실증단지의 에너지 성능 기준은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한다. 이런 기술이라면 국내 기술력을 알리고 해외 주택시장 진출을 위한 홍보거점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듯하다. 무엇보다 예정대로 그린홈 실증단지가 조성된다면 우리나라 그린홈 주택단지의 효시로서 그린홈 주택시장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건축물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추세 대비 31% 감축하는 것이 목표다. 신규 주택의 경우 2017년까지 60% 감축을, 2025년 에너지 제로 하우스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건축 허가를 받을 수 없다는 의미다. 세계 각국은 이미 녹색건축에서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다가오는 환경 위기와 자원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녹색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그린홈은 이제 더는 실험 대상이 아니다. 눈앞에 직면한 현실 문제다. 우리가 이를 지체할 경우 외국 주택업체가 우리나라에 그들의 주택을 건설하는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
강지원 변호사·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상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