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가사-육아 절반 분담… 자녀에 당당한 워킹맘 돼야”
남성 직원이 96.5%인 포스코에서 여성으로선 첫 ‘그룹리더’가 된 양호영 씨. 그는 “함께 근무하는 여성 후배들의 거울인 동시에 길잡이가 되고 싶다”며 “이번 승진엔 남편이 가장 큰 공신”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제공
철강업종의 특성상 포스코는 남성 직원 비율이 절대적이다. 작년 말 기준 전체 직원이 1만6390명인데 여성은 3.5%인 568명이다. 지난해 외부에서 영입한 상무 1명을 제외하면 내부 승진자로는 양 그룹리더가 최고위직에 오른 셈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 여직원들이 양 그룹리더에게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양 그룹리더의 강점은 ‘중국통’이라는 점이다. 그는 중국을 알아야 성공한다는 아버지의 지론에 따라 서울 한성화교중고교를 다녔고 연세대 중어중문과,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대만 중앙경관학교에서 한국어 담당 교수로 근무하다 1993년 10월 포스코에 경력 사원으로 입사했다. 남편도 교수다.
양 그룹리더는 “워킹맘들은 아이들에게 미안해하면 안 된다”며 “스스로가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마가 단지 돈을 벌기 위해 회사에 다닌다기보다 회사에서 엄마가 하는 일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게 해주고 자긍심을 갖게 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요즘 자녀들과 적어도 하루 한 시간 내지 한 시간 반 정도 대화시간을 가진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메신저로 수시로 연락도 주고받는다. 그는 자녀들에게 전해달라며 이렇게 말했다.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몫을 해달라고 부담을 줬는데 큰 불만 없이 엄마의 부탁을 들어줘서 고맙고, 반듯하게 자라줘 고맙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