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수산물 공급 부족에 북미 청정지역으로 눈돌려
3·11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산 수산물 공급에 비상이 걸리자 신라호텔이 대체 수산물을 찾기 위해 만든 ‘최고급 식자재 구매 TF팀’의 첫 번째 작품이다. TF팀이 전 세계를 수배한 끝에 찾은 것이 미국 캐나다 등 북미 해안에서만 자라는 코끼리조개.
영어로 구이덕(Geoduck)이라 불리는 이 조개는 북미 청정지역에서만 잡힌다. 길이 30∼40cm, 무게는 1.5∼2.0kg에 이른다. 수관이 커 껍질 안으로 다 들어가지 않는데 그 모습이 코끼리 코와 비슷해서 ‘코끼리조개’라 이름 붙었다. 개흙 속에 들어가 살기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아 상업적으로 잡기 시작한 것도 1970년대부터이다. 잠수부가 물을 고압으로 뿌려대며 하나씩 찾아야 해 비싸며 A급은 마리당 15만∼20만 원에 이른다.
신라호텔은 미국 시애틀 인근에서 잡은 코끼리조개를 시애틀∼인천 직항로로 공수받기로 했다. 이 구이덕은 중식당 팔선에서 ‘대파생강소스를 곁들인 구이덕’과 ‘블랙빈 소스 구이덕’이란 요리로 선보여진다. 시애틀에서 잡힌 코끼리조개를 다음 날 서울 레스토랑에서 싱싱하게 맛볼 수 있는 것. 값은 1인분에 5만 원(세금 및 봉사료 별도)이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