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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충격 한달… 아직도 방향 못 잡는 한나라

입력 | 2011-05-27 03:00:00

암중모색, 속도조절, 중구난방




“앞으로 전 최고위원이 아닌 전 원내대표라고 불러 달라.”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의 한 측근은 최근 기자들에게 농담처럼 이런 요청을 했다. 당 대표에 이은 당 서열 2위인 원내대표 경력을 앞세워 달라는 것이었다. 당 안팎에선 “4·27 재·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이 있는 직전 지도부의 최고위원이었다는 점을 덮으려는 의도도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홍 전 최고위원과 김무성 전 원내대표, 나경원 전 최고위원, 원희룡 전 사무총장 등 ‘직전 지도부 4인방’이 당권 도전 의사를 분명히 드러낸 적은 없다.

그러나 정두언 전 최고위원이 22일 “새로운 당 지도부는 재·보선 패배 논란에서 벗어나 있는 인물들로 구성돼야 한다”며 동반 불출마를 유도했지만 이들은 전대 출마 여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며 침묵을 지키고 있다. 안상수 전 대표만이 전대 불출마를 확실히 밝혔다.

전직 지도부 4인방은 당이 진로 문제를 놓고 내홍을 겪는 상황에서도 당내 현안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25일 당헌·당규 개정 문제 토론을 위해 열린 의원총회 및 의원-원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 안팎에선 이들이 잠행하며 자신들이 전 지도부였다는 사실이 잊혀지기를 기다리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면서 일부는 지난해 7월 전대 당시 가동했던 조직을 추스르고 전국을 돌며 당원·지지자들을 만나는 등 물밑에선 조심스러운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엔 지금은 ‘젊은 대표론’ ‘강한 대표론’ 등 쇄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감과 경륜이 있는 중진을 다시 찾게 될 것이란 기대감이 깔려 있다는 관측이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