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우 성균관대 물리학과· 에너지과학과 교수
외국도 최근 서로 다른 중이온가속기를 건설하거나 건설을 계획 중이다. 따라서 해외에서 건설 또는 계획 중인 중이온가속기와 차별화되는 독창적인 중이온가속기가 제안됐고, 이는 해외 전문가 집단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가급적 다양한 분야의 기초 및 응용 연구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 경제 규모에 맞는 시설을 건설해야 함은 물론이다.
중이온가속기를 이용하면 원자나 핵 또는 입자를 관찰할 수 있고, 빅뱅 이후 어떤 경로를 통해 원소들이 만들어졌는지, 하늘의 별들이 어떻게 성장하고 소멸하는지 등의 기초과학 연구를 할 수 있다.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원소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그 원소에 대한민국의 이름(코리아늄)을 붙일 수도 있다. 또 희귀 동위원소를 이용한 신물질 개발, 방사성 폐기물 처리 연구, 암 치료 및 바이오 물질 연구 등도 가능하다.
계획 중인 중이온가속기 같은 대형 가속기 건설은 어느 나라든 국제협력을 통해 이루어진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국제’가 의미하듯 중이온가속기 구축은 처음부터 국제적인 수준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개념설계 과정에도 약 30명의 국제자문위원회와 기술자문위원회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런 국제자문위원들은 해외 가속기 소장급 또는 전문가들로 구성돼 과학적 목표와 기술적 타당성 등 모든 면을 검토하고 자문에 응했다. 제작 및 건설 후 사용에서도 국제 공동연구나 협력연구가 중요하다. 국적과 인종, 이념을 초월해 과학적 목표를 공유하는 다문화적 공동체가 형성되고, 우리 젊은이들이 세계적인 학자들과 함께 연구하며 최고의 지식을 배우고 경험을 쌓는 창의적 환경 조성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갖는다. 약 10년 후 과학벨트 거점지구와 기능지구에서 외국인 과학자들과 우리 젊은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토의하고 연구하는 모습은 과학벨트 성공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중이온가속기가 하루속히 구축돼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기초과학 연구 성과를 많이 얻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제 거점지구와 기능지구는 이런 창의적 환경이 가꾸어지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책임이 있다.
홍승우 성균관대 물리학과· 에너지과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