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생각해/이은조 지음/304쪽·1만2000원·은행나무
5년째 사귄 커플. 여러 번 헤어졌다 다시 만나기를 반복했고, 만나서 하는 일은 ‘기계적인 섹스’다. 자장면을 먹다가 남자가 심각하게 말한다. “우리 결혼할까?” 여자가 진지하게 고민할 때 남자가 산통을 깬다. “하하, 농담이야.” 여자는 젓가락을 놓고 나간다.
여자는 일과 관계된 사람과는 절대 연애를 안 한다는 것이 신조다. 일로 만난 남자는 같이한 업무가 끝났지만 계속 문자를 보낸다. 어느 날 남자는 마음을 털어 놓는다. “음. 음. 우리 내일 밥… 먹으면서 얘기할까?” ‘밥이나 먹자’는 말이 아니어서 여자는 미소 짓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