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의 선발 포수…2번 실패후 도루 잡아1회 3점포 등 방망이도 펄펄…팀 4연승 견인
야간경기 직후 낮경기. 게다가 10여년 만의 선발 포수 출장. 하지만 노력파로 소문난 불혹의 최동수에게는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1회초 2사 1·2루에서 시즌 1호 3점 홈런을 뿜어내면서 공격에서도 경기의 주도권을 잡는 데 앞장섰다. 김종원 기자 (트위터 @beanjjun)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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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에게 야간경기 후 낮경기는 힘들다. 아무래도 생체리듬이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평소라면 자고 있을 시간에 필드로 나와 훈련을 시작해야 되기에 어딘가 흐릿한 느낌이다.
SK 최동수(40) 역시 여느 선수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기분으로 5일 어린이날 대전구장에 나왔다.
그런데 나오자마자 “오늘 선발 포수” 통보를 들었다. 주전 포수 정상호가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5일 휴식 조치를 받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자기를 포함한 주변에선 백업포수인 최경철이 나갈 줄 알았다. 그러나 SK 김성근 감독은 시범경기부터 시도했던 ‘최동수 카드’를 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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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규시즌 선발 포수는 달랐다. LG 시절이던 2001년 4월28일 대전 한화전에 이후 10여년만이다. 최동수는 “10년만인지 알고는 있었는데 그때 어떻게 했는지는 기억도 잘 안난다. 강산이 한 번 변했는데…”라며 웃었다.
그러나 정작 최동수의 위력은 방망이에서 나왔다. 6번타자로 선발 출장해 1회초 2사 1,2루에서 맞은 첫 타석에서 한화 김혁민의 145km 직구를 잡아당겨 시즌 1호 3점홈런을 뽑아냈다. 이 홈런으로 SK는 4-0 리드를 잡았고,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었다.
최동수는 “9경기 만에 타석이었는데 연습할 때부터 감이 좋았다”고 말했다. 선발 매그레인이 2.2이닝 만에 강판됐으나 교체 투입된 이승호(20번)와는 무실점으로 끌고 갔다. 이어 5회 큰 이승호(37번)가 등판할 때, 최경철로 교체됐다.
한화는 최동수를 흔들기 위해 1·3회 도루를 거듭 성공시켰으나 4회초 이대수의 2루 도루가 잡혔다. 최동수는 “홈런 칠 때보다 더 기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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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최동수는 주 포지션인 1루 외에 포수, 3루 훈련까지 소화하고 있다. 경기에 거의 못 나가는 데도 늘 준비한다. 그 성실함이 ‘최고령 포수’ 최동수를 있게 했다.
김영준 기자 (트위터@matsri21)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