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코트디브아르 주재 한국 대사가 상아 60kg을 반입하려다 적발됐습니다. 프랑스어로 '상아 해안'이라는 뜻의 코트디부아르는 얼마 전 우리 교민의 철수 필요성이 제기될 정도로 심각한 내전을 겪었습니다. 지난 달 초에는 로켓포 공격으로 우리 대사관 일부가 파손됐습니다.
대사관 직원들도 일주일동안 고립됐다 유엔평화유지군에 구출되는 아찔한 경험을 했습니다.
이런 혼란 속에서 임기를 마치고 귀국한 대사가 상아를 몰래 들여왔으니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은 1993년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 가입했습니다. 상아 수출입을 하지 않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한 것입니다. 국가의 약속을 대사가 어겼으니 국제적인 망신이기도 합니다. 관세청은 밀수죄로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세관에서 상아 밀수가 적발된 것은 협약에 가입한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외교부는 지난해부터 크고 작은 사고를 연달아 저지르고 있습니다. 유명환 전 장관은 자신의 딸을 포함한 채용비리로 불명예 퇴진했습니다. 후임 장관이 통렬한 반성과 강도 높은 개혁을 다짐했지만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은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올 들어서는 상하이 총영사관의 일부 외교관이 중국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추문이 드러났습니다. 스캔들의 장본인은 외교부가 아닌 다른 부처에서 파견된 공무원들이었지만 외교관 신분으로 총영사관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외교부의 책임이 결코 작지 않습니다. 대사가 수출입 금지품목을 몰래 들여올 정도니 외교부의 복무기강이 지위 고하를 가리지 않고 풀어졌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외교부는 언제까지 국민을 실망시킬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