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부진 이유 112일만에… 최용수 코치 대행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한국과 스페인의 E조 경기가 열린 우디네 훌리울리 경기장. 프리킥 찬스에서 최순호가 슬쩍 공을 밀어주자 황보관이 달려들며 대포알 같은 슛을 날렸다. 공은 25m를 날아가 그물에 꽂혔다. 시속 114km. 당시 월드컵 사상 최고 스피드를 기록한 슛이었다. 한국은 1-3으로 졌지만 황보관의 이 캐넌 슈팅은 팬들의 가슴속에 오래 남았다.
하지만 ‘캐넌 슈터’ 황보관의 지도자 인생은 그처럼 속 시원하지 않았다. 올해 1월 5일 FC 서울 감독에 취임했던 황보 감독은 112일 만인 25일 자진 사퇴했다. 사실상 역대 최단명이다.
2007년 7월 부산 지휘봉을 잡았다가 올림픽대표팀 감독에 선임돼 17일 만에 팀을 떠난 박성화 감독이 있었지만 성적 부진을 이유로 불명예 퇴진한 것은 아니었다. 박 감독에 이어서는 지난해 포항의 레모스 올리베이라 감독이 122일 만에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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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황보 감독과 함께 1990년대 한국 축구를 이끌었던 최순호 전 강원 감독도 성적 부진으로 중도 하차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