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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대권 예비주자 3人 ‘전술핵 재배치’ 3色 주장

입력 | 2011-04-21 03:00:00

오세훈 “핵보유 반대”… 정몽준 “반드시 필요”… 김문수 “신중 검토”




여권의 범(汎)친이(친이명박)계 대선주자들이 최근 전술핵 재배치(핵 보유) 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밝히며 외교안보 분야에서 차별화 경쟁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는 전술핵 재배치에 가장 적극적인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반대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핵 보유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논쟁에 불을 지핀 것은 미국을 방문 중인 오 시장이었다. 오 시장은 18일(현지 시간)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강연에서 “전술핵을 한국에 재반입하자는 것은 중국과 북한을 자극해 6자회담을 활성화하자는 숨은 뜻이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그는 “전술핵 도입은 북한이 합법적으로 핵을 가질 수 있는 명분이 될 뿐 아니라 일본을 자극해 동북아시아를 전 세계의 핵 화약고로 만들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정 전 대표가 20일 논평을 내고 오 시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정 전 대표는 “전술핵 재배치론 제기는 북한 핵 폐기를 위한 수단”이라며 “오 시장이 생각하는 북핵 폐기 방안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오 시장의 발언을 가장 환영할 사람은 북한 김정일이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한반도 비핵화는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이미 파기된 것”이라며 전술핵 재배치를 거듭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앞서 2월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도 “북한이 모든 핵을 폐기할 때까지 전술핵을 다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역시 미국을 방문 중인 김 지사는 19일(현지 시간) 뉴욕 해럴드 프랫 하우스에서 열린 미국외교협회(CFR) 초청 대담에서 “국민들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사건을 겪으면서 핵을 갖는 것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 같다. 우리도 스스로 방어할 수 있어야 되겠다고 국민은 생각한다”며 핵 보유에 일단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그러면서도 “실질적으로 한국이 핵을 갖거나 개발하는 문제는 보다 깊은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