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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Week]금리동결 예상속 韓銀 금통위 주중 결단에 주목

입력 | 2011-04-11 03:00:00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삼성전자가 1분기 2조9000억 원의 잠정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시장 예상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발표 이후 주가는 이틀 연속 하락했다.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실적을 발표하면 주가는 부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주가가 저점 대비 200포인트 이상 급등하는 과정에서 1분기 실적 기대를 선제적으로 반영했기 때문이다. 또 이미 시장의 관심은 2분기 실적으로 넘어가고 있어 2분기 실적 전망치에 따라 종목별로 주가 흐름에 차이가 난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을 놓고 긍정과 부정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의 실적 전망치 기준으로 상장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26조7000억 원이다. 지난해 1분기 대비 8.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확정 실적은 전망치를 밑돌 것 같다. 원가 상승, 규제 리스크, 환율 변동, 금리인상 등 다양한 요인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애널리스트가 실적을 전망할 때 이들 부정적 요인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 실적 발표 시즌에 주가가 제자리걸음에 그칠 수 있는 이유다.

한편 지난주 중국 런민(人民)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인상했다. 중국은 1년 만기 예금 및 대출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올렸으며 작년 10월 이후 격월로 진행되고 있는 네 번째 인상이다. 흥미로운 것은 금리인상 이후 주가가 4일 연속 상승했다는 점이다. 긴축 초기 주가가 하락으로 반응했던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긴축정책이 막바지에 들어섰다는 낙관적 기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중국의 긴축은 8분 능선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이제 긴축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사정이 다르다.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앞으로 추가 금리인상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며 인상 속도에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유로존 경기가 급속하게 냉각되지 않는 이상 금리인상 사이클에 들어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아시아 긴축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반면 선진국 긴축은 유럽을 필두로 이제 시작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연초 이후 이어져온 외국인의 선진국 편중 현상이 완화될 이유다.

국내 증시에서는 업종별 순환매가 한창이다. 자동차와 화학업종이 주도주를 고수한 가운데 그동안 뒤처졌던 업종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조선과 건설업종이 수주 모멘텀 강화로 주가가 급등했다. 철강업종도 상반기 실적이 예상을 웃돌 수 있다는 기대로 회복세에 들어섰다. 기계업종도 중국 건설기계 성장에 따른 수혜로 강세에 합류했다. 반면 금융업종은 예상보다 고전하고 있다. 실적과 밸류에이션 매력에도 불구하고 KB금융의 자사주 매각에 대한 불확실성이 금융업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4월 중 자사주 매각이 마무리된다는 점에서 불확실성 해소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또 원화 강세와 금리인상 환경에서 금융업종이 과거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는 점도 상기해야 한다.

이번 주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인상 여부를 주목해야 한다. 시장에선 대체로 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옵션만기도 단기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프로그램 매수가 크게 유입돼 만기 당일 대규모 매도가 쏟아질 수 있다. 중국의 3월 소비자물가와 미국의 3월 소매판매도 놓치지 말아야 할 지표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