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훈 전준우… 스타 글러브도 내 손 거쳤죠
사회인 야구 선수들 사이에서 글러브 길들이기의 명인으로 통하는 이전형 씨.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청소년기에 야구를 해본 사람이면 새 글러브를 산 날 밤에 했던 통과의례를 기억할 것이다. 뻑뻑한 새 글러브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무거운 사전을 올려놓고 잠들었던 추억 말이다.
하지만 요즘 야구 동호인들은 그럴 필요가 없다. 전문 노하우와 기술로 무장한 ‘글러브 길들이기’의 명인(名人)들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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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끈 풀어 형태 다시 잡는 기법 처음 활용
글러브 길들이기의 대표주자는 글러브 끈을 풀어 형태를 다시 잡는 기법을 처음 사용한 이전형 씨(34·cafe.daum.net/yagulang 운영)다. 이 씨는 2001년 성균관대 야구동아리 킹고의 주장 시절 야구 장비를 직접 수리하면서 글러브 길들이기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는 2003년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야구용품사 ‘조이리 글러브’의 창립 멤버 출신이다. 2007년엔 일본 야구용품점에서 일하며 스팀 길들이기 비법을 전수받았다. 프로야구 선수 임태훈 정수빈(이상 두산), 황재균 전준우(이상 롯데), 추승우(한화) 등의 글러브가 그의 손을 거쳤다.
○ 매월 100여 개 손질…“오일 많이 바르면 가죽 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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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가죽에 오일을 너무 많이 사용하거나 스팀을 3분 이상 사용하면 글러브가 제 기능을 할 수 없다고 했다. 포구면(Pocket·글러브 손바닥 부분)보다는 웹(Web·손가락 그물 부분) 부분에 길들이기를 집중하는 행위도 좋지 않다고 했다.
수익금의 일부를 야구 발전 기금으로 기부하고 있는 박상민 씨(cafe.daum.net/gloveas 운영), 바비(cafe.daum.net/basestory 운영) 등도 이 씨와 견줄 만한 글러브 길들이기의 신흥 명인으로 꼽힌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