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어제 다롄(大連) 항에서 건조 중인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 사진 20장을 공개했다. 중국이 항공모함을 곧 갖게 된다는 외신 보도에 침묵해오던 중국이 사실을 시인한 것이다. 중국은 옛 소련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가 미완성 상태로 보유하던 항공모함 바랴크를 해상 호텔로 개조해 쓰겠다며 1998년 2000만 달러에 구입했다. 그러나 중국은 용도를 슬그머니 항공모함으로 되돌려 진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중국의 올해 국방예산은 6011억 위안(약 917억 달러)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지난해보다 12.7% 증가했다. 경제적으로 미국에 이어 G2의 반열에 오른 중국이 군사력에서도 2위를 굳힐 태세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 항공모함이 한미 연합훈련을 위해 서해로 진입하려고 했을 때 막무가내로 막아섰다. ‘남이 하면 불륜, 자기가 하면 로맨스’ 식의 억지와 다를 바 없다.
▷중국이 이 배를 완성하는 데 13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 이유는 엔진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은 엔진이 없는 상태에서 이 배를 구입했다. 군함 엔진의 제작 기술이 떨어지는 중국은 성능 좋은 엔진을 장착하기 위해 무척 고심했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배의 최고 속도가 20노트 정도일 것으로 추정한다. 20노트는 컨테이너선이 내는 최고 속도로 미국 항공모함의 최고 속도인 30노트에 크게 못 미친다. 기술이 부족한데도 중국이 항공모함 건조에 열을 올리는 것은 정치적 이유 때문일 것이다. 중국은 여차하면 항공모함을 끌고 가 공격기지로 활용할지 모른다.
이정훈 논설위원 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