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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교수는 지필묵, 학생은 회초리 선물해 배움의 禮 갖추죠”

입력 | 2011-04-01 03:00:00

최성해 동양대 총장, 사제간 선물 주고받는 ‘집지’ 행사 열어




“대학 공부의 중심은 ‘사람됨’이라고 봅니다. 전공의 틀에 갇혀버리면 삶의 폭이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죠.” 경북 영주시 풍기읍에 있는 동양대 최성해 총장(57·사진)은 31일 “집지(執贄) 행사를 통해 스승과 제자가 학문과 삶을 잇는 영원한 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소수서원 부근에 있는 동양대는 매년 3월 ‘집지’ 행사를 연다. 올해로 6년째. 조선시대 전통인 집지는 스승과 제자가 작은 선물을 주고받으며 배움을 향한 예의를 갖추는 것이다. 최근 신입생 1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집지식에서 학생 대표는 회초리를, 교수들은 지필묵을 각각 선물했다.

최 총장은 “소수서원에는 예의바르게 공부하는 사람을 상징하는 수백 년 된 학자수(學者樹) 소나무가 많다”며 “재학생 4000여 명이 이런 학자수처럼 성장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집지를 한다”고 말했다. 신입생 대표로 집지에 참여한 김우중 씨(19·행정경찰학부)는 “대학에서 공부를 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알게 돼 가슴 뭉클했다”고 말했다.

동양대가 1995년부터 매년 재학생을 위한 성년례(成年禮)를 치르고 2003년에 ‘공무원사관학교’라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도 학생들을 소수서원의 학자수처럼 공공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인재로 양성하기 위해서다. 최 총장은 “스승과 제자가 한마음으로 이끌고 따르면 대학생활은 학생들의 삶에서 멋진 시간이 될 것”이라며 “집지는 이를 위한 소중한 계기”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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