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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자 의사면허 무더기 취소될듯

입력 | 2011-04-01 03:00:00

의대생들 국시 문제 홈피에 띄우고 교수는 도와
경찰, 15명 입건… 수사확대




홈페이지를 통해 조직적으로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문제를 유출한 의대생들과 시험 내용을 미리 알려준 의대 교수들이 경찰에 대거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의대생만 가입할 수 있는 홈페이지를 만들어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전국 의대 4학년 협의회(전사협)’ 회장 강모 씨(25) 등 의대생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1일 밝혔다. 또 실기시험 채점관으로 참여해 학생들에게 시험 내용을 알려준 김모 씨(49) 등 의대 교수 5명도 함께 불구속 입건했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이에 대해 “경찰에 입건된 집행부 10명은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더라도 전원 의사 면허를 취소할 것”이라고 밝혀 지난해 의사시험에 합격한 의사들의 면허가 대거 취소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에 문제가 된 전사협은 전국 41개 모든 의대 대표 및 부대표 57명이 참여한 단체다. 10여 년 전 만들어진 이 단체는 지난해 9월 의사면허 실기시험 시작 무렵 문제 유출을 위한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해당 시험이 51일 동안 하루에 60∼70명, 총 3300명이 장기간 치르는 점을 악용해 출제된 문제를 홈페이지에 유출했다. 경찰 조사 결과 2010년도 의사면허 실기시험 응시자 3300여 명 중 2700여 명이 이곳에 가입했으며 112개 문제 중 103문항이 유출됐다.

경찰 관계자는 “입건자 및 문제 유출자 전원의 명단을 시험 출제기관인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과 보건복지부 등에 통보했다”며 “현행 의료법상 부정행위는 합격 취소 사유가 된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사이트에 시험 문제를 유출하거나 시험문제에 관한 글을 올린 의대생은 불구속 입건된 의대생 10명을 포함해 654명이다. 보건복지부는 “해당 사이트에 시험 문제를 유출하는 글을 올린 사람에 대해서도 법률적 검토를 하겠다”고 밝혀 이들 역시 의사 면허가 취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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