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로구 멘터링 프로그램
“연주보다 중요한 것은 뭐다? ‘리듬’이다!”
21일 오후 3시 서울 구로구 구로동 동구로초등학교 교실. ‘리듬’을 강조하라는 선생님의 말에 11명의 초등학생들은 노랫소리에 흐느적거리며 몸을 흔들었다. 기타 모양의 ‘우쿨렐레(하와이 현악기)’를 든 아이들은 4개의 줄을 부드럽게 튕기며 ‘곰 세 마리’와 ‘반짝 반짝 작은 별’을 합주하고 있었다. 얼핏 보면 평범한 사제 관계 같지만 선생님은 ‘구직자’, 아이들은 ‘취약계층 아동’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었다. 이곳은 구로구가 운영 중인 ‘아동·청소년 멘터링’ 프로그램 현장이다.
○ 교육-취업기회 일석이조
광고 로드중
이달 초부터 우쿨렐레를 배우고 있는 서주현(가명·12) 양은 다문화가정 어린이. 서 양은 “엄마가 일본인이어서 가끔 친구들이 이상하게 생각했다”며 “우쿨렐레를 배워 친구들에게 연주해주며 친해지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은 우쿨렐레를 포함해 미술, 연기 등 예술을 가르치는 ‘문화 멘터링’과 국어 영어 수학으로 대표되는 ‘학습 멘터링’ 등 두 가지로 구성됐다. 수업을 통해 선생님은 월 70만 원의 강의료를 받는다. 어린이들은 월 1만∼2만 원을 내고 수업을 듣는다.
○ ‘생계형 주부’도 절박한 구직자
구로구는 2년 전부터 지역 내 대학인 성공회대와 이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에는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지역 사회 서비스 투자 사업’에 응모해 우수 사업으로 선정됐다. 소요 예산인 6억2700만 원은 보건복지부가 50%, 서울시와 구로구가 각각 25%씩 ‘매칭 펀드’식으로 조달하고 있다.
광고 로드중
구로구 관계자는 “현재 구직자 50여 명, 취약계층 아동 200여 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며 “장애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수업이나 심리치료 등 앞으로 분야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