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아무리 대비해도 막기 힘든 지진
역사적으로나 근대 지진 관측 자료에 따르면 도쿄와 홋카이도 사이 해안이 여러 구역으로 나뉘어 있고, 각 구역이 번갈아가면서 리히터 규모 8 이하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한 단층 균열의 길이가 수십 km 이하여서 쓰나미 피해도 그리 크지 않았던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광고 로드중
재해는 타성이나 고정관념 때문에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일을 예측하지 못하거나 대비가 소홀한 곳에서 발생한다. ‘지진 강국’으로 불리는 일본도 이번 대지진의 발생 가능성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대지진의 경우 역사 기록과 근대 관측자료, 지진 발생지역 구역화 가설 등에 사로잡혀 비록 확률은 매우 낮지만 발생할 수 있는 지진을 고려하지 않아 대비책을 갖추지 못했다.
지진 관측이 시작된 근대 이후 한반도에서 큰 지진이 발생한 적이 없고,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이번 대지진 같은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통설이다. 이로 인해 지진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채 단편적인 대책 마련이나 연구만 수행하고 있다. 서해와 남해는 수심이 낮아 쓰나미에 의한 피해 발생 가능성은 거의 없으나 수심이 깊은 동해 연안은 쓰나미 피해를 본 적이 있어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
동해는 수심깊어 쓰나미 피해 우려
한반도에 적합한 맞춤형 지진대책을 수립해 집행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대책 수립에 활용한 자료가 비록 확률은 낮지만 가능성이 있는 모든 시나리오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에서 예상할 수 있는 지진 피해는 일본의 고베(神戶), 뉴질랜드의 크라이스트처치 지진과 같은 내륙의 직하형 지진으로 보고 있으며, 역사 지진 평가 등을 통해 규모는 6.5 이하로 추정하고 있다.
광고 로드중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