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식물 잠식 ‘오명’ 씻고… 화장품-비누 등 재료로 거듭나
한라산 희귀식물 자생지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제주조릿대가 다양한 기능성 제 품의 원료로 개발됐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화장품 제조업체인 파라제주는 조릿대 분말과 추출물을 이용해 아토피 예방에 효과가 있는 고급 비누와 보디로션 제품을 개발해 판매에 들어갔다. 로하스해피와 한라산고로쇠영농조합도 조릿대 비누 제품을 팔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평화의마을은 제주조릿대 분말을 넣은 ‘조릿대 소시지’를 만들어 올해 초부터 일부 호텔에 납품하고 있다. 제과업체인 베이커스트리트는 제주조릿대 분말을 넣은 15종의 제과 제품을 개발했다.
갈중이, 올레패션 등의 업체는 제주조릿대 잎 등으로 천연염색을 한 스카프, 의류 등을 제작했다. 부드아상사는 찜질팩, 베개 등 생활용품 시제품을 만들어 상반기(1∼6월)에 선보일 예정이다. 식품업체는 제주조릿대 성분이 들어가는 식초, 음료, 두부, 고등어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하반기(7∼12월)에 선보일 계획이다.
제주조릿대는 동의보감과 본초강목 등에 당뇨병, 고혈압, 위염 등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최근 연구에서 관절염과 아토피, 여드름 등 염증 억제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제주조릿대는 한라산 해발 600∼1400m에서 자생했으나 기후온난화, 우마(牛馬)방목 금지 등으로 세력을 확장해 지금은 해발 1800m까지 뻗어나갔다. 세력 확장으로 눈개쑥부쟁이, 섬바위장대, 한라구절초 등 특산식물 서식지를 잠식해 ‘생물 종 다양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지적돼 왔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