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승부근성…훈련 또 훈련“난, 타고난 선수 아닌 노력파올핸 팀 중심으로 우뚝 설게요”
두산 임태훈. 사진제공 | 두산베어스
데뷔하자마자 신인왕(2007)을 거머쥐었다. 이후 팀의 핵심불펜으로 거침없이 볼을 뿌렸다. 지난 시즌에는 선발진에 구멍이 나 갑작스럽게 수혈됐음에도 9승을 기록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극심한 허리통증을 참고 마운드에 오르는 투혼으로 많은 야구팬들을 감동시켰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대표팀이 금메달을 목에 거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두산 임태훈(23)은 “난 타고난 선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저 “지기 싫어하는 성격 때문에 훈련을 게을리 할 수 없었을 뿐”이라고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잘 때도 공을 쥐고 자던 아이
밸런스 훈련도 마찬가지였다. 방바닥에 투구 발위치를 청테이프로 붙여놓고 일정한 폼으로 피칭할 수 있도록 발을 맞추는 훈련을 수백 번, 수천 번 반복했다. 지금도 밸런스가 좋지 않을 때 바닥에 밴드를 붙여놓고 거기에 엄지발가락을 맞추는 연습을 한다.
“초등학교 때도 훈련이 끝나면 학교에 남아서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운동장을 20바퀴씩 돌았어요. 스윙도 300∼500개씩 하고. 전 다른 선수들에 비해 월등히 실력을 타고난 선수가 아니잖아요. 타고난 거라고는 아픈 허리?(웃음) 그런데 또 지기는 죽기보다 싫어해요. 결국 훈련량으로 승부를 건 거죠.”
○묻는데 주저하지 않는 선수
임태훈은 자문을 구하는데도 거리낌이 없다. 그가 메이저리거 박찬호의 수제자를 자청한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잘 던진다는 투수, 새 용병들을 만나면 스스럼없이 다가가 질문공세를 퍼붓는다. 실제 지난해에는 히메네스에게 싱커그립을 배워 실전에서 유용하게 사용했고, 슬라이더도 WBC 때 국가대표팀에서 KIA 윤석민에게 그립을 배워 연마한 구종이다.
“습관 같아요. 새 용병이 오면 어떻게 던지는지 그립을 보여 달라고 해요. 뭐든 물어봐야 얻는 게 있잖아요. 올해 캠프에서는 커브와 슬라이더의 구속을 늘리고 또 한 번 그립에 변형을 준 히메네스 싱커를 몸에 익히고 있어요. 저 나름대로 계속 연구하려고 해요. 한국타자들이 워낙 잘 치니까. 매년 스타일이 같으면 안 되잖아요.”
○걷지 못할 정도의 통증 참고 연습
임태훈은 지난 시즌 역대 스프링캠프 중 페이스가 가장 좋았다. 스스로도 기대가 컸다. 그런데 훈련 도중 잠깐의 방심으로 운동기구에 허리신경이 눌려버리고 말았다. 걷지 못할 정도의 극심한 통증. 결국 훈련에서 배제돼 5일간 꼼짝없이 방에 갇혀있어야 했다.
억울했다. 1초 때문에 1년이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결국 누워만 있어도 모자랄 상황에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3일을 꼬박, 2루주자 견제훈련을 했다. 아픔을 참고 구슬땀을 흘린 결과는 시즌 중에 나타났다. 그는 지난해 2루 견제를 무려 7번이나 성공했다.
사진제공 | 두산베어스
사이토(일본 미야자키현)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