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 은퇴 공백·선발투수 약해… 평균연령 가장 높아…정신차려야
최근 4년 동안 3번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고 한차례 준우승한 김성근 감독은 18일 오키나와 전지훈련지에서 2011 시즌 SK를 “6∼7등 전력”이라고 평가하며 세대교체 실패를 경계했다.
디스크 수술을 받은 허리는 괜찮은지를 물었더니 “이제 허리가 문제가 아니다. 목이 문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계약 마지막 해라는 현실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점심까지 넘겨가며 김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요점은 예의 ‘SK 비관론’이었다. 아예 “6∼7등 전력”이라고 예상치를 더 내렸다. 그러나 예전과 다르게 들린 것은 회의론이 ‘2011시즌 이후’를 향하고 있는 대목이었다. ‘2011년을 삐끗하면 SK에 장기침체가 올 수 있다’는 묵시록처럼 들렸다.
-SK의 2011시즌 구상을 듣고 싶다.
-보직이 불확실한 부분이 많은데 걱정되는 지점은 어디인가?
“다른 팀과 비교할 때 선발진이 약하다고 본다. 글로버와 매그레인을 용병으로 뽑았는데 압도적인 투수는 아니다. (선발의 힘보다)앞에서 선발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불펜의 (작은)이승호와 전병두의 쓰임새가 정해질 것 같다.(불펜야구를 시사하는 발언으로 들렸다.) 전준호가 많이 좋아졌고, 중간은 괜찮지 않나본다.”
-SK 마무리는 누구인가?
“전병두는 중간에서 롱 릴리프를 해줬으면 좋겠다. 정대현은 좋다. (FA를 앞둬서인지) 의욕적이다. 올해는 해주지 않을까 싶다. (작은)이승호도 테스트 하겠다.”
-수혈전력 중에 즉시전력감은 있는가?
-김재현이 은퇴했다.
“타격은 지명타자 부문이 문제다. 이호준 최동수 박재홍 안치용 4명을 시험 중인데 종합적으로 말해 실망스럽다. 이호준 최동수는 공격은 되는데 기동력이 떨어지고 나머지 둘은 (상대적으로) 반대다. 조동화는 많이 좋아졌다.”
-유격수에 박진만이 들어왔다.
“수비 자체는 자기 범위를 갖고 있다. 작년까지 나주환이 하위타선에서 잘해줬다. (박진만이 공격에서 만약 안 되면) 7∼9번이 너무 약해진다.”
“작년에 박경완이 용케도 뛰어줬다. 박경완이 개막전에 못 나오면 골치다. 수술 뒤 회복속도가 빨랐다가 다시 더뎌졌다. 작년에는 기대도 안 했는데 올해는 (개막전을)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백업)정상호도 아프다. 포수가 없다. SK는 바깥에서 보는 것처럼 안전하지 않다.”
-4년 연속 KS진출은 업적이자 부담이다.
“(4년 전 멤버 그대로 한국시리즈에 계속 나가다보니) 팀에 신진대사가 없다. 노화되고 있다. (연륜이 쌓인 선수는)계산대로만 한다. 내가 아무리 걱정해도 나뿐이다. 아무리 야단쳐도 (경쟁이 성립되지 않느니)위기의식이 생기지 않는다. 4년간 야수가 1명도 안 나왔다. 구단이 걱정할 부분이다.
SK는 평균연령이 제일 높은 팀이다. 두산이 계속 세대교체를 해나가는 것과 비교하면 SK의 전력 자체는 6∼7위다. SK는 솔직히 중심이 없다. 4번타자가 없으니 오리무중이고 계산이 안 나온다.
김광현이 되고 있다고 하지만 100개를 전력투구할 때가 언제인지는 알 수 없다. 게다가 김광현은 슬로스타터다.(SK의 시즌 전략인 4월 전력스타트가 쉽지 않다는 견해였다.)
-그러나 SK는 이기는 습관이 몸에 밴 팀이다.
“SK는 이겨야 된다는 사명감 같은 것이 있다. 분명 (4년 연속 쉼 없이 달렸으니)무리가 있었다. (혹독한 강훈 덕분에)승부처에서 SK는 ‘여기서 지면 되겠느냐’는 아쉬움이 있다. 이겨야 된다는 중압감에 굳어버리는 팀과 다르다. 이제부터 갈림길이다. 오키나와에 왔다는 것은 시즌이 가까워졌다는 뜻이다. 그런데 못 깨달으니 야단을 칠 수밖에 없다.사진제공|SK 와이번스
구시카와(일본 오키나와현)|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