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
앞으로 10년간 세계는 다시 한 번 아시아 소비자의 부상으로 변화할 것이다. 2020년까지 아시아 내수 시장은 미국의 2배로 커지고, 전 세계 중산층 인구는 10억 명에서 30억 명으로 늘어날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성장 기회는 부쩍 커졌다. 아시아의 새 시장에서 번영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회사가 아시아의 20억 명 소비자에게 필요한 기술 기반의 주문형 고부가가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투자 계획은 세계 구석구석까지 높은 수준의 성장을 도모하고 수백만 개의 새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글로벌 협약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이 협약 아래 유럽은 미국이 투자 수준을 늘리는 데 동참할 수 있다. 중국이 소비를 계속 늘리는 가운데 미국이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효율적인, 경쟁력 있는 디지털 경제를 위한 구조적 개혁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일이다. 나는 이러한 협약이 세계 경제를 2014년까지 3% 가까이 성장시키고, 1억 명을 빈곤에서 탈출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이 계획을 2009년 런던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다. 이후 유럽과 미국은 잠재력 이하로 성장했고, 실업률은 두 대륙에서 모두 10%대로 치솟았다. 청년 실업률은 20%대였다.
세계 성장 협약은 G20의 미완성 과제다. 중국은 이미 초석을 놨다. 중국의 샤오캉(小康) 정책은 빈곤을 줄이고 중산층을 넓히겠다는 것으로 그 결과 서방국에 수십억 달러 규모 시장을 창출할 것이다.
서방은 중국의 소비가 앞으로 3년간 국내총생산(GDP)의 2∼4%포인트까지 늘어난다면 비슷한 규모로 공공 투자를 늘리겠다고 제안해야 한다. 중국이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세금을 줄이며 서민의 내 집 마련 역시 늘고 있기 때문에 이 목표는 전적으로 달성 가능해 보인다. 다른 아시아 국가가 동참한다면 5000만 개의 새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하지만 목표가 분명한 투자의 적자 효과에 대한 이들의 주장은 틀렸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의 연구는 미국과 유럽 경제가 필요한 추가 자본 투자의 이득을 얻는 동시에 재정 감축 계획을 유지할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준다. 이런 접근은 재정 적자를 늘리지 않고도 성장과 실업을 해결할 수 있으며 민간 분야에 활력을 줘 기업 장부 속에 잠자고 있는 자본을 유동화할 것이다.
서방국은 세계의 부활에 적절한 역할을 할 좋은 위치에 있다. 서방의 최우수 인력은 세계적 수준의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한다. 이런 인력이 정책 때문에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 이는 경제적 재앙이며, 인류의 비극이다.
ⓒProject Syndicate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