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이 만든 봉사단체 ‘맑고 향기롭게’ 광주 지부전국 유일 ‘기념관’ 마련
현장 스님이 14일 밤 광주 북구 중흥동 한 건물 2층에 자리한 법정 스님 기념관 안 서재에서 입적한 법정 스님의 무소유 가르침을 설명하고 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지부 회원 300명이 일주일에 5일간 도시락을 만드는 공간은 무소유의 향기를 전하는 곳이기도 하다. 290m²(약 88평) 규모의 공간에는 무소유 명상음악 감상실, 법정 스님 서재, 다실, 지부사무실, 도시락을 만드는 주방이 함께 있다. 전체 공간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무소유 명상음악 감상실은 시민들이 음악을 들으면서 각종 차를 마실 수 있는 명상공간이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문을 연 뒤 저렴한 가격으로 차를 판매한다. 그 수익금은 사랑의 도시락을 만드는 데 쓰인다. 고현 지부장(조선대 미대 교수)은 “감상실은 모든 것을 남기지 말라는 법정 스님의 뜻과는 맞지 않지만 무소유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하는 수 없이 문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감상실 한쪽에는 법정 스님의 영정사진과 저서, 법정 스님이 독서를 권한 책 50권 등이 있는 서재 ‘다래헌’이 있다. 이금지 광주지부 총무는 “지난해 10월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하기 전 서재에서 무소유의 의미를 되새겼는데 정신이 맑아지고 삶도 풍요로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법정 스님이 즐겼던 다실을 재현한 ‘불일암’이라는 공간도 있다. 회원들은 전국에서 한 곳뿐인 법정 스님 기념관에서 그의 생전 영상설법을 듣거나 저서를 읽고 토론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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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스님은 “법정 스님이 입적하신 뒤 그 빈자리가 너무 크다”며 “법정 스님은 사람들에게 인생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이냐는 화두를 던져주셨다”고 밝혔다. 또 “법정 스님의 글은 사람들의 마음 병을 치유할 수 있는 약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법정 스님의 유골은 전남 순천 송광사 불일암 후박나무와 강원도 토굴 철쭉 두 곳에 안장됐다. 현장 스님은 “법정 스님 기념관은 유물이나 사진을 전시하는 곳이 아닌 무소유의 향기를 전하는 곳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