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미감정-국방비지출 부담됐는데 盧당선자가 먼저 한미관계 재정립 요구”
노무현 후보 당선 직후인 2002년 12월 23일 당시 럼즈펠드 장관은 더글러스 페이스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에게 보낸 문서에서 “한국의 대통령 당선자는 한미 관계를 리뷰하길 원한다고 언급해왔다”면서 “이를 반대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좋은 아이디어로 받아들이고 동의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먼저 (한미 관계 재정립을) 제안했다면 한반도의 불안을 야기한다고 비난받았을 테지만, 이것은 그가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럼즈펠드 장관의 태도는 뒷날 노무현 정부가 주창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미 국방부가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으로 환영할 것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광고 로드중
한편 럼즈펠드 전 장관은 8일 발간된 회고록 ‘알려진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Known and Unknown)’에서 “중국이 외교적으로 북한의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하기를 바랐지만 중국은 오히려 미국을 견제하는 데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간여하는 6자회담이 성공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크리스토퍼 힐 북한 특사는 북한 문제를 국무부 고유의 몫으로 생각했고 국방부 견해에는 전혀 무게를 두지 않았다”며 “라이스와 힐은 북한과 협상을 해서 대량살상무기(WMD)를 종식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았다. 이 지역 문제에 정통한 중앙정보국(CIA) 출신의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아태담당 부차관보는 북한 문제를 토론하는 자리에 끼지도 못했다. 라이스와 힐, 두 사람이 주도하는 북한 문제 접근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광고 로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