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보 ‘음식 이야기’ 연재 시작한 윤덕노 씨
1일부터 동아일보에 ‘윤덕노의 음식 이야기’ 연재를 시작한 음식문화평론가 윤덕노 씨는 “음식은 살아 있는 역사”라고 말했다. 김윤경 인턴기자 런던예술대 사진학과 2학년
음식에 담긴 넓고 깊은 이야기에 매료돼 신문기자 시절부터 음식 연구를 해온 윤 씨는 150권이 넘는 동서양 문헌을 뒤져가며 찾아낸 이야기를 1일부터 동아일보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제목은 ‘윤덕노의 음식 이야기’. 그는 이 연재에서 ‘음식을 통해 역사와 문화, 철학과 인생을 이야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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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대한 이처럼 다채롭고도 맛깔 나는 지식을 얻기 위해 윤 씨는 ‘조선왕조실록’ ‘동국세시기’ ‘본초강목’ ‘사기’ 같은 한국 중국의 고문헌은 물론이고 고대 로마 학자 플리니우스의 ‘박물지’, 이슬람교 경전 ‘꾸란’ 등도 독파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음식잡학사전’ ‘장모님은 왜 씨암탉을 잡아주실까’ ‘붕어빵에도 족보가 있다’ 등의 책을 냈다.
그는 “음식의 재발견은 역사의 재발견”이라고 말했다. ‘닭발 요리’의 재발견도 그런 사례다. 지금은 주로 포장마차에서 먹는 닭발이 옛날에는 고급 요리였다. 조선 정조 때 실학자 이덕무가 쓴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를 보면 닭발은 곰 발바닥, 제비 넓적다리와 더불어 산해진미의 하나로 묘사돼 있다. 베트남 쌀국수의 유래를 찾다보면 식민 지배를 당했던 베트남의 역사가 등장한다. 베트남인들은 농사에 부리던 소를 귀하게 여겨 원래 쇠고기를 잘 먹지 않았다. 쇠고기를 고명으로 얹은 쌀국수는 19세기 말 베트남을 지배한 프랑스인들이 먹기 시작했다. 즉 지금의 베트남 쌀국수는 프랑스풍 요리로 변질된 뒤 전해져온 것이다.
‘윤덕노의 음식 이야기’는 화 목 금, 주 3회 오피니언 면에 연재된다. 윤 씨는 “정보와 재미를 동시에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만 담으면 학자들이 쓰는 딱딱한 글이 될 겁니다. 그렇다고 재미만 앞세우면 인터넷에 떠도는 근거 없는 얘기처럼 보일 우려가 있습니다. 문헌에서 찾아낸 팩트(사실)를 근거로 하되 무겁지 않은 읽을거리가 되도록 재미를 더하겠습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