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30년 평화’에 불똥 우려
이번 폭발 지점은 이집트 수에즈운하 입구에서 출발한 천연가스 수송관이 이스라엘과 요르단으로 갈라지는 분기점인 시나이 반도 북부의 엘 아리시다. 이번 폭발이 이스라엘 쪽 수송관에서 발생했는지 요르단 쪽 수송관에서 발생했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상관없이 폭발이 발생하면 두 나라를 향한 가스 수송은 자동으로 차단된다. 이 수송관은 작년 7월에도 테러공격으로 폭발한 전례가 있다.
이 수송관은 이집트와 이스라엘의 평화공존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집트 정부는 자국 내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2005년에 15년간 매년 17억 m³의 천연가스를 이스라엘에 판매하기로 합의했고 2008년부터 실행에 옮겼다.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이집트 여론은 크게 반발했다. 특히 이집트 정부가 시세보다 40% 이상 낮은 가격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면서 반발 여론은 더욱 거셌다.
이집트와 이스라엘은 1956년부터 1973년까지 세 차례의 전쟁을 치렀다. 그러나 현실적 온건주의를 표방한 무함마드 안와르 사다트 정권은 1978년 이스라엘과 평화조약을 맺고, 1980년 국교를 수립했다. 이로 인해 이집트는 아랍연맹에서 제명당했고 사다트 대통령은 1981년 암살당했다. 하지만 그 뒤를 이은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을 계속 유지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