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채권단이 현대그룹에 그룹 경영권을 보장하겠다는 중재안을 제시한 가운데 현대상선 유상 증자에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가가 참여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10월 현대상선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23일과 24일 주주청약을 앞두고 있다. 유상증자는 주주배정증자방식에 따라 1020만 주 규모로 이뤄진다. 총조달금액은 3264억 원이며 신주 발행가액은 주당 3만2000원이다. 주주배정증자 방식이기 때문에 최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20.06%)뿐만 아니라 주요 주주인 현대중공업(17.60%), 현대삼호중공업(7.87%), KCC(5.04%) 등도 24일까지 청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당한 상황에서 현대중공업과 KCC 등의 현대상선 증자 참여 여부는 현대차그룹 등 범현대가가 현대상선 경영권에 관심이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척도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중공업과 KCC 등이 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현대상선 지분이 낮아지는 것을 용인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범현대가가 더는 현대상선 경영권에 관심을 두지 않겠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가 기업들은 22일 유상증자 참여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