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탁구, 모처럼 희망의 빛
지난달 막을 내린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한국 탁구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은메달 1개와 동메달 4개. 2006년 도하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노 골드’였다. 김택수 남자 대표팀 감독은 “기존 멤버들로는 안 된다는 게 확실해졌다. 단기적으로 성적을 못 내더라도 신인들을 키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탁구인 대부분이 동의하는 분위기 속에 22일 탁구 발전 방안 모색을 위한 공청회까지 잡혔다. 그만큼 위기감이 감돈다.
그래도 19일 꽤 규모 있는 국제대회에서 모처럼 금메달이 나왔다. 주인공은 김경아(대한항공·세계 5위)-박미영(삼성생명·14위).
김경아-박미영 조는 19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대한항공배 프로투어 그랜드 파이널스 대회 여자 복식 결승에서 홍콩의 장화쥔(10위)-톄야나(13위)를 4-1(11-7, 11-7, 9-11, 11-9, 11-9)로 이기고 우승했다. 이 대회는 국제탁구연맹(ITTF)이 주관하는 올해 프로 투어를 총결산하는 성격의 대회.
이번 대회에 세계 최강 중국 선수들은 참가 자격이 안 돼 나오지 않았는데도 단식 우승은 쉽지 않았다. 여자 단식 결승까지 오른 중국 귀화 선수 석하정(대한항공·17위)은 세계 3위 펑톈웨이(싱가포르)의 빠른 플레이에 막혀 0-4(5-11, 6-11, 8-11, 2-11)로 졌다. 광저우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한 뒤 재기를 준비했던 유승민(삼성생명·16위)은 준결승까지 올랐지만 독일의 바스티안 슈타이거(33위)에 2-4(8-11, 11-8, 12-14, 11-7, 3-11, 12-14)로 패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