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자일리톨껌’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된 지 10년이 되는 해입니다. 현재 2400억 원 규모인 전체 껌 시장의 51%를 장악하고 있는 자일리톨껌은 지난 10년을 빛낸 ‘히트 상품’으로 꼽힐 만합니다. 2000년 5월 롯데제과가 출시한 이후 해태제과와 오리온이 가세하면서 하나의 상품군이 형성됐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88%가 롯데제과 제품이라고 하니 ‘롯데 껌’의 아성은 무섭습니다.
자일리톨껌의 급성장 비결은 뭘까요. 제과업계에서는 롯데제과의 ‘역발상 마케팅’이 큰 몫을 했다고 분석합니다. 그 첫 번째가 식품업계의 ‘금기’를 깼다는 점입니다. 사실 자일리톨껌이 처음 개발돼 세상에 나온 것은 1997년입니다. 그러나 발매 6개월 만에 시장에서 철수하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비싼 가격 때문이죠. 당시 다른 껌은 300원인데 자일리톨껌은 500원을 받았습니다.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상황에서 비싼 껌이 잘 팔릴 리 없었습니다. 그러나 롯데제과는 2000년 이 제품을 다시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실패한 제품은 다시 내놓지 않는다’는 금기보다 ‘씹을 만한 가치가 있다면 소비자가 찾는다’는 신념을 앞세운 것입니다.
자일리톨껌의 교훈은 어찌 보면 단순해 보입니다. ‘발상의 전환’과 ‘추진력’만 있다면 멀지 않은 곳에 성공이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수많은 난관을 헤쳐야 하는 현실은 만만치 않습니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기업가 정신이자, 기업의 할 일이겠지요.
주성원 산업부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