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내년 증시 맑음… 코스피 2400선까지 가능”저금리기조 영향 부동자금 증시유입 한동안 이어질 듯
○ 코스피, 유동성의 힘으로 2,400 선까지 갈 것
전문가들이 보는 내년도 증시 전망은 올해보다 훨씬 좋다. 증권사들이 발표한 내년도 코스피지수 상단은 2,300∼2,400 선이다. 이는 사상 최고치인 2,064.85(2007년 10월 31일 종가)에서도 300포인트 이상 더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 26개 증권사의 내년 코스피 목표지수 평균은 2,397포인트다. 메리츠종금증권이 2,800으로 국내외 증권사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를 제시했다. 보수적으로 책정한 KB투자증권의 경우 2,120까지 지수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증권사 뿐 아니라 외국계 증권사들이 보는 시장 전망 역시 낙관적이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코스피 최고치로 2,700을 잡았다. UBS는 2,500, 크레디트스위스(CS)는 2,300을 제시했다. 특히 골드만 삭스는 코스피지수 하단이 2,100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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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내년 증시를 탄탄하게 견인할 동인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유동성이다. 해외 유동성이 국내로 유입되는 동시에 국내 주식펀드로도 자금이 새롭게 유입되면서 지수를 끌어갈 것이란 예상이다.
유동성 확대의 중심에는 저금리가 있다. 미국은 재정적자와 디플레이션 위험으로 금리를 쉽게 올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리도 저금리 기조에서 머물면서 기대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이어질 전망이란 것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례적인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시차를 두고 부동자금이 안전자산에서 위험 자산으로 이동할 것이고 주식 등 자산가격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상장사들의 내년도 기업 이익 역시 안정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게 될 전망이다. 기업이익의 증가율은 낮아지겠지만 이익 수준은 높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대증권은 “내년 코스피 매출액은 전년 대비 8.2% 증가한 1152억원, 순익은 11.7% 증가한 95조원으로 전망한다”며 “높은 수준의 이익창출 능력이 주가 상승 동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경제의 회복 가능성과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소비 비중이 증가세로 돌아서는 점도 기업이익 개선에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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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처럼 내년도 국내 증시는 기업이익 상승, 주식시장 변동성 축소에 가계 자금의 유입 등으로 인해 벨류에이션이 높아지는 ‘리레이팅’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금융·IT·자동차·중국 관련주 유망
내년도에 주목해야할 종목으로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것은 금융주, 중국과 이머징 국가들의 소비 수혜주인 교통, 피복, 여행 업종 등이었다. 금융주의 경우 자본시장이 확대되고 경기선행지수가 저점을 통과함에 따라 은행, 증권주가 강세를 띌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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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증시의 기존 악재들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의 긴축과 관련해서는 추가 긴축 정책 강도가 어느 정도냐가 관건이다. 정책 강도가 높아 경기가 위축된다면 국내 증시에도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유럽 재정위기도 봉합 국면을 맞고 있기는 하지만 언제든 다시 증시의 악재로 불거져 나올 수 있는 잠복 요인이다.
위험자산으로의 자금 유입과 국내 기업실적 향상 등 기존의 기대가 깨지고 악재가 두드러진다면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신한금융투자는 1,650, 한국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은 1,700까지 지수가 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