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충북도계 10개시군 50개읍면 158개 마을 985km 탐사
박연수 충북도계탐사대장(맨 앞)이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탐사대원들과 도계를 걷고 있다. 사진 제공 충북도계탐사대
11일 오전 충북 청원군 강외면 향토문화재인 낙건정(樂健亭) 앞에 등산복 차림을 한 사람 60여 명이 모였다. 5년간 진행된 충북도계 탐사의 마지막 일정에 참가하는 대원들과 일반 시민들이다. 2006년 5월 13일 이곳을 출발해 매달 두 차례씩 진행된 ‘충북도계 탐사’가 이날로 마무리됐다. 그동안 탐사대를 이끈 박연수 대장(47·히말라야 직지원정대장)은 “지금까지 충북 도계에 대한 체계적인 탐사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이번 탐사를 통해 학문적 기초를 마련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충북도계탐사대는 충북 경계를 따라 ‘삶의 결’을 찾고 도계자료를 축적하기 위해 지역 산악인 등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충북산악연맹이 중심이 돼 세부 탐사계획을 세웠고 충북숲해설가협회, 백두대간시민연대, 충북학연구소, 문화사랑모임, 역사문화학교, 충북대 산림과학부, 지역 산악회 등 각계 전문가들이 탐사대를 꾸렸다. 박 대장은 “이전까지 충북도계 탐사는 1987년부터 2년간 한 지역 언론사가 진행한 ‘충북도계 종주’뿐이었다”며 “이때는 산행 위주의 답사에 머물렀고 기간도 63일에 불과해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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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등산로를 다니는 일이 아니다 보니 어려움도 많았다. 가시덤불을 헤치고 길을 만들어 가는 일도 다반사였다. 폭설과 추위로 긴급하게 하산하기도 했고 ‘링반데룽’(안개, 폭우, 폭설, 피로 등으로 산에서 방향 감각을 잃고 같은 지역을 맴도는 등산 조난 용어)으로 위기를 맞은 적도 있다. 박 대장은 “길을 자주 헤매다 보니 탐사대원들 사이에 ‘여기가 아닌가벼’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고 웃었다. 또 소나무 재선충 발생지를 찾아 관할 지자체에 알려주고, 고가의 나무를 훔쳐가기 위해 누군가가 파놓은 것을 보고 신고한 적도 있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