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분 씨(46·여)는 이달 20일로 3년 만기가 돌아오는 희망통장을 생각하면 마음이 뿌듯해진다. 매달 20만 원씩 720만 원을 저축한 강 씨가 실제 받는 돈은 1900만 원이다. 서울시의 주선으로 후원에 나선 기업 등이 매달 강 씨 저축액의 1.5배인 30만 원씩을 적립해준 덕택이다. 강 씨는 지하 전세방에서 홀로 남매를 키우고 봉제공장에 다니면서 힘든 삶을 살아왔다. 그는 “이제 내 힘으로 일어설 수 있다는 자신감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생긴다”고 말했다.
좌파 교육감들의 취임 이후 벌어지고 있는 전면 무상급식 논란과 강 씨의 경우를 보면서 진정한 복지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부잣집 아이까지도 공짜로 점심을 주는 것이 전면 무상급식이다. 그럴 돈이 있으면 저소득층 아이에게 좀 더 나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게 낫지 않겠는가. 일선 교육청이 빈약한 교육예산에서 전면 무상급식 예산을 마련하려다 보니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사용될 다른 예산이 뭉텅이로 깎이는 것도 큰 문제다.
서울시는 수입이 최저생계비의 120∼150% 수준인 차상위(次上位) 근로빈곤층의 자립의지를 키워주기 위해 2007년 100명을 대상으로 희망통장 사업을 시작했다. 지금은 대상자가 3만 명으로 늘었다. 가족당 4인 식구로 잡더라도 12만 명이 꿈을 키워간다. 단순한 시혜적 복지가 아니라 지자체와 기업, 개인이 삼위일체가 돼 미래로 이어지는 사다리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오 시장의 희망통장과 점진적이고 제한적인 무상급식, 그리고 곽 교육감의 전면 무상급식 가운데 어느 쪽이 사회적 약자와 서민에게 진정 필요한 복지정책인가. 우리는 오 시장의 선택이 바람직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