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내일 챔피언결정 최종전, 심리적 부담 극복이 최대 관건
정규리그 2위 제주 유나이티드와 1위 FC 서울이 1일 제주의 홈에서 맞붙은 프로축구 챔피언결정 1차전 결과는 흥미로웠다. 제주는 올해 K리그 15개 구단 중 유일하게 홈 무패의 기록을 갖고 있었고 한편으론 서울 상대로 2006년부터 홈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징크스가 있었는데 제주가 2-0으로 앞서다 후반 두 골을 허용해 2-2로 비기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제주의 홈 무패 기록과 서울 상대 홈 무승 징크스 모두 유지됐다.
두 팀은 5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옮겨 마지막 일전을 벌인다. 무승부 없는 끝장 승부. 승리의 여신은 어느 팀에 미소 지을까. 해답은 심리적인 부분에 있다.
○ 심리적 관성, 깨거나 지키거나
이런 점에서 2차전은 서울에 유리하고 제주에 불리하다. 제주는 상대 팀뿐만 아니라 괴물 같은 기록과 싸워야 한다. 그 하나가 92.9%에 이르는 올해 서울의 홈 승률이다. 올해 서울은 홈에서 1패 뒤 13연승 중이다. 더구나 제주는 2008년 5월 14일 컵 대회 경기 이후 서울의 홈에서 이겨보지 못했다.
○ 심리적 장벽,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실망은 이르다. 제주야말로 오랜 심리적 관성을 깨부수고 올해 돌풍을 일으킨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제주 박경훈 감독은 지는 것에 익숙하고 주눅 든 선수들을 변화시켰다. 그 비결은 칭찬. 박 감독은 잘못한 것은 누구보다 본인들이 더 잘 알 것이므로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은 칭찬이라는 지론을 실천했다. 줄기찬 칭찬이 ‘우리는 안 된다’는 심리를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심리로 바꿔 놓았다. 따라서 심리적 장애물을 극복한 것은 올 시즌 제주가 가장 잘해 온 부분이다.
1차전 막판에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무승부를 허용한 제주의 박 감독은 “2차전에선 우리가 반전을 만들어 보겠다”고 공언했다. 한편 서울도 질 것 같은 경기를 비기면서 벌써 우승한 것 같은 자신감에 차 있다.
두 팀의 챔피언전 대결은 2000년 이후 10년 만이다. 당시엔 서울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