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한 축제 무작정 열기보다 마을 고유 역사-환경 돋보이게”
“다문화가정과 지역주민 간의 화합을 이루고 활력 넘치는 마을을 만들고 싶습니다.” 10일 농어촌문화 리더양성 교육에 참석한 완주문화원 노은희 팀장이 다른 참석자들에게 고민을 이야기하고 있다. 무주=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10일 오후 전북 무주군 토비스콘도에 농민 등 50여 명이 모였다. 전북 전남 충북 지역의 마을 이장, 부녀회장, 귀농인, 농촌 문화활동을 하는 문화예술인, 농촌 문화를 지원하는 공무원들이다. 2박 3일간 이어지는 이 모임은 농림수산식품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협력해 진행하는 ‘농어촌문화 리더양성 교육’. 농어촌 문화를 새롭게 육성해 현장에 접목하고, 한자리에 모이기 어려운 여러 지역의 농민과 예술인, 공무원이 대화를 나누고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모임의 목적이다.
“돌미역 축제를 두 번 열었는데, (결과가 기대만 못해) 어떻게 하면 활성화할 수 있을지 고민이죠.” 전남 완도군 청학동마을에서 온 박명길 위원장은 머리를 긁적였다. 오후 내내 이어진 강연에서 사람들은 영국 게이츠헤드 시, 일본 구마모토 현 등 다른 나라와 산천어축제 나비축제 등 성공한 다른 지역의 축제 사례를 설명 들었다. 산천어축제를 기획한 권순석 문화컨설팅회사 바라 대표는 “거창한 무언가를 찾을 필요 없이 마을이 가진 저마다의 역사와 환경을 이용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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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에 나선 전문가들은 농어촌 문화활동 성공을 위한 여러 방안을 제시했다. 권 대표는 “폐교 등에 내려가 문화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마을 사람들과 담을 쌓고 어우러지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사업비를 지원받아 무작정 건물 짓고 올리기 전에 마을에 가장 필요한 게 화합인지, 경제적 발전인지를 정한 다음 치밀하게 기획하고 공동체 간의 소통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일에는 축제경영연구소 정신 대표가 성공하는 지역 축제의 특징에 대해 강연했다. 사람들은 정 대표가 질문을 던질 때마다 큰 소리로 대답하며 자신의 지역 축제와 비교해 보고 열심히 메모했다. 오후에는 전북 진안군을 방문해 예술가들과 마을 사람들의 협력으로 시장거리를 아름답게 정비한 원촌마을과 정미소를 마을박물관으로 만든 계남정미소 공동체박물관 등을 견학한 뒤 토론회를 열었다. 농어촌문화 리더양성 교육은 12월까지 세 차례 더 열린다.
무주=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