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도 G20 서울 정상회의를 보도하며 환율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나머지 주요 의제들은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환율 이슈에 묻혀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있다.
○ 외신들 환율 합의 어려울 것으로 예상
김 대변인은 “하지만 지난달 경주 재무장관 회의 때 합의했던 내용에는 모두 공감을 하고 있고 그 수준보다 더 진전된 내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신들은 서울 정상회의의 개막을 맞아 관련 내용을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초점은 환율 갈등에 맞춰져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11일 1면 기사로 “미국의 최근 양적 완화 조치가 G20 정상회의의 무역불균형, 환율 등 주요 의제 합의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도 “서울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이 세계 무역 불균형 문제에 대한 가이드라인에 합의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상당수 외신들은 ‘최후의 무역전쟁 담판(Trade showdown)’, ‘통상 전쟁(War of Words for Trade)’ 등을 헤드라인으로 뽑고 있다.
일본 언론도 환율 문제를 주목하며 서울 정상회의의 성과를 우려했다. 아사히신문은 “경상수지의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한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가 이번 G20 정상회의의 초점”이라고 분석했고, 요미우리신문은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통화전쟁 자제, 세계 경제 불균형 시정 등에 대한 성과를 내는 데는 난항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 환율 변수만 없었으면…
현재 8개 의제 중 3개는 합의를 끝냈고 나머지 의제들도 사실상 합의에 도달한 상태다. 2008년 11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1차 G20 정상회의 때부터 초미의 관심사였던 국제통화기금(IMF) 개혁에 대해선 지난달 경주 재무장관회의에서 해법을 도출했고 최근 IMF 이사회에서 그 해법이 통과됐다. 한국이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글로벌 금융안전망은 8월 말 IMF가 대출 문턱을 낮추면서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8월 말에 발표된 금융안전망 개선책이나 지난달 말 합의된 IMF 쿼터 개혁을 서울 정상회의 때까지 끌고 와 발표를 했으면 환율 이슈에도 불구하고 서울 정상회의가 세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사실 6월 말 사공 위원장이 밝힌 기준으로 보면 서울 정상회의는 이미 ‘성공한’ 회의다. 하지만 9월부터 예상치 못한 환율 변수가 발생했고 최근 미국의 2차 양적 완화로 다시 환율 갈등은 깊어지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9월 피츠버그 정상회의에서 5차 회의 개최지로 한국이 선정된 이후 1년 넘게 달려왔는데 마지막에 생긴 돌발변수 때문에 그동안의 노력이 빛을 보지 못하는 감이 있다”며 “정상회의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