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1%, 전성기에 크게 못 미쳐… 전문가들 “웃음코드 변화 못따라가 한계 부닥친 듯”
MBC ‘무한도전’(왼쪽 사진)과 KBS ‘1박2일’은 소재가 식상한 데다 성공적이었던 포맷을 오랫동안 반복하는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 제공 MBC, KBS
그런데 전통적인 예능 강자들의 시청률이 예전 같지 않다. 지난 주말 ‘1박2일’은 31.8%, ‘개콘’은 17.4%, ‘무한도전’은 16.6%를 기록했다(시청률 조사회사 TNmS). 전성기 때는 30~40%였다.
예능 강자들의 부진에 대해서는 일부 진행자의 병역기피 논란이나 이유 없는 교체, 출연 개그맨들의 불미스러운 사고 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세 프로 모두 매너리즘에 빠져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문화평론가 조희제씨는 “1박2일 시청자 투어에 참가한 중년의 아주머니가 ‘평생 돈버느라 여행을 못 다녔는데 이 프로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꼈다’고 한 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무한도전’은 이색도전, 미션수행, 패러디 등 모험정신으로 충만한 다양한 포맷을 시도해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프로가 뜨고 진행자들도 정상에 오르면서 ‘도전’이나 ‘갈등’이라는 프로 고유의 색깔을 잃어버렸다. 올여름에는 ‘프로레슬링’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지만 “지나치게 위험한 장면이 많아 거북했다”는 반응만 돌아왔다.
10년 넘게 장수하고 있는 ‘개콘’의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 공개 코미디는 신인 등용의 장으로 신선한 웃음을 전파하며 일요일 저녁 9시라는 황금시간대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봉숭아 학당’을 비롯한 엇비슷한 코너들이 날카로움을 잃고 자체 패러디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공개방송 형식의 코미디가 장르적 한계에 이르렀다거나 전반적인 코미디 프로의 하락세에 따른 동반침체라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다수의 시청자는 소재의 식상함, 비슷한 포맷의 남발이 불러온 자충수라고 비판한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