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계와 편견을 넘어서/곽준혁 지음/한길사
《“공적 영역에서의 핵심적인 이슈에 대한 대중의 여론은 시민들이 어떻게 교육받았고, 다른 사람의 견해와 선호를 어떻게 고려하도록 배웠는지에 영향을 받게 됩니다. 다른 사람의 견해를 존중하고, 사회적 구분을 가로질러 타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민주적 교육이 전해줄 수 있는 핵심적인 교훈의 하나라고 하겠습니다.”》
시민들의 정치참여 교육 방법은?
‘경계와 편견을 넘어서’는 기획이 돋보이는 저작이다. 저자인 곽준혁 고려대 교수가 세계적 정치철학자들과 직접 만나고 e메일을 주고받으면서 나눈 대화를 기록했다. 이 대화는 학자들의 사상을 체계적으로 알리는 게 목적이었다. 그러나 이론가의 학문적 여정과 정치사상을 소개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이들과의 대화가 갖는 한국적 함의를 제시하는 데 주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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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정치적 사회적 갈등을 조망하고 대안을 제시한 저자의 분석도 흥미롭다. 저자가 보기에 한국 사회의 갈등의 지점들은 중층적이고 복잡하다. 신자유주의의 거센 물결 앞에서 시민들은 무기력한 개인으로 전락했고, 민주주의는 비효율적이고 무능력하다고 낙인찍혔으며, 집단주의는 여전히 집단적 안도와 정치적 동원의 대상으로 남아있어 우려와 반성도 계속 제기된다.
저자는 특히 ‘비지배적 상호성’이라는 원칙을 내세운다. 비지배적 상호성은 타인의 자의적 의지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하는 ‘비지배 자유’가 하나의 축이 된다. 갈등상태에서 쌍방은 비지배 자유라는 조건에 무조건적으로 동의할 수 없으며 상호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상호성이 또 하나의 축이 된다. 이 상호성은 것만 총장이 토론 민주주의의 원칙으로 제시한 것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것이 “비지배적 상호성에 기초한 시민교육이 개개인이 가지는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자유에 주목하고, 사회적 약자에게 실질적 힘을 부여함으로써 비지배를 제도적으로 확보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개인적 수준에서의 호혜적 비지배 관계를 형성하고 지속시킬 수 있는 가능한 대안”이라고 말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