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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대결’ 형이 한뼘 높았다

입력 | 2010-11-01 03:00:00

전자랜드 문태종 37득점, 19득점 문태영의 LG 물리쳐




스코어는 83-86. 경기 종료 2초를 남기고 문태영(LG)이 돌고래처럼 솟구쳤다. 특유의 역동적인 슛 폼에서 뿜어져 나온 외곽슛이 림에 그대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 창원실내체육관을 채운 모든 관중이 벌떡 일어났다. 팬은 물론이고 벤치에서 숨죽이며 지켜보던 선수들까지 주먹을 불끈 쥔 그때 심판은 손가락 두 개를 들었다. 문태영의 오른발이 3점 라인을 밟아 2점이라는 판정. 문태영은 아쉬움에 펄쩍 뛰며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LG 강을준 감독은 판정을 받아들이면서도 아쉬움에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문태영의 형인 문태종(전자랜드)은 “태영이의 발이 커서 금을 밟는 바람에 운 좋게 경기를 이겼다”며 웃었다.

‘태종-태영’ 형제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31일 전자랜드-LG의 대결에서 전자랜드가 LG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87-85로 이겼다.

결과적으로 형만 한 아우는 없었다. 문태종은 3점슛 2개를 포함해 37점을 쏟아 부으며 전날 팀이 꼴찌 한국인삼공사에 패한 아픔을 하루 만에 씻어내는 데 앞장섰다. 특히 문태종은 승부처였던 4쿼터에 13점을 집중시키며 ‘해결사’, ‘4쿼터의 사나이’란 별명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워낙 경험이 풍부하고 성격도 대범하다. 기본기까지 좋아 승부처에서 긴장하는 법이 없다”며 문태종의 4쿼터 활약에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전자랜드 서장훈(30득점)은 83%의 고감도 슛감각으로 지원사격을 했다.

동생 문태영은 19득점, 5리바운드로 제 몫을 했지만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 태종-태영 형제는 코트에선 격렬한 몸싸움까지 펼치며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했지만 경기가 끝난 뒤엔 의좋은 형제로 돌아왔다. 문태종은 “동생과 대결한다는 생각에 경기 전부터 흥분됐다. 태영이는 예전부터 잘했고 오늘도 뛰어났다. 자랑스럽다”며 미소지었다. 문태영은 “형의 플레이엔 항상 배울 점이 많다. 오늘도 믿음직한 모습으로 팀 승리를 책임졌다”며 박수를 보냈다.

잠실실내체육관에선 삼성이 애론 헤인즈(41득점)-김동욱(19득점)의 쌍포를 앞세워 오리온스에 86-83으로 이겼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