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위 빅뱅이 남긴 것
징계 부상 등 주전공백…새얼굴 실험
서울과 대등한 경기 자신감 충전 수확
“2위가 PO일정 유리…선두 부담 없다”
모든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1,2위 빅뱅은 무승부로 끝이 났다.
그러나 자세히 뜯어보면 무승부지만 제주에게 더 소득이 많은 결과다.
● 대체자원 발굴
이날 제주의 베스트 11은 1.5군에 가까웠다. 특히 포백 수비라인은 완전히 바뀌었다. 좌우 풀백 마철준과 이상호가 징계로 출전하지 못했고 중앙 수비수 홍정호는 부상으로 빠졌다.
박경훈 감독은 오승범-강준우-김인호-김명환 등 새로운 얼굴로 2위 서울과 ‘지명방어전’을 치렀다. 김인호와 김명환은 올 시즌 출전횟수가 각각 9경기, 7경기에 불과했고 강준우는 이날이 K리그 데뷔전이었다.
박경훈 감독은 남은 정규리그와 챔피언십을 대비해 대체자원 발견이라는 적지 않은 소득을 얻었다. 박 감독은 “전혀 출전경험이 없던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돼 다행이다”고 밝혔다.
● 명분보다 실리
박경훈 감독은 “정규리그 1위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늘 말해 왔다.
2위만 해도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은 확보한다. 플레이오프가 2위 팀 홈에서 벌어지고 여기서 이기면 챔피언결정전 1차전도 홈에서 치르니 컨디션 관리가 더 수월하다. 박 감독은 “PO만 이긴다는 보장이 있으면 2위가 1위보다 낫다”고 말했다. 정규리그 1위라는 명분보다 실리를 챙기겠다는 논리다.
한편, 제주는 이날 서울과 비기면서 챔스리그 티켓이 주어지는 2위를 100% 확정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구단 측에서 착각하는 바람에 경기 직후 ‘챔스리그 진출 축하 세리머니’를 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제주|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