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분야에 종사한 적이 있느냐’는 한나라당 김옥이 의원의 질문에 대한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의 답변이었다.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22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국정감사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 씨가 이날 증인으로 나온 것은 그가 천안함 폭침이 북한 어뢰 소행이라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부정하고 좌초설을 주장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30여 년간 선박 인양 및 해상구조 활동을 벌인 ‘인양전문가’라는 그는 서해안 뻘에 쇳조각을 50일간 넣어뒀다가 꺼낸 뒤 어뢰추진체의 부식 정도와 다르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유성 매직으로 글씨를 쓴 뒤 열을 가해 글씨가 사라졌다는 간단한 실험을 근거로 ‘1번’ 글씨 조작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씨는 그를 증인으로 부른 민주당 의원조차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천안함의 절단면이나 시신의 상태를 들어 천안함의 좌초를 주장해온 이 씨는 신학용 민주당 의원과의 일문일답에서 자신의 허상을 그대로 노출했다.
―군함이 어뢰에 피격된 사례를 본 적이 있습니까? / 없습니다.
―폭발로 절단된 배에서 시체를 건져본 경험이 있습니까? / 없습니다.
―폭발이 없더라도 강판이 두꺼운 배가 꺾어지는 것을 본 경험이 있습니까? / 고 정주영 회장이 둑을 막은 아산만에서 봤습니다. 25년 전인가, 그 이전인 것 같습니다.
민간인은 NLL을 넘을 수 없다. 송영선 미래희망연대 의원은 “우리는 지금 국적을 알 수 없는 분과 이야기하고 있다”고 자조하기도 했다.
유성운 정치부 polari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