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회장 모친 이선애 상무 집 압수수색… 주요자료 빼돌린 듯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21일 이 회장의 모친 이선애 태광산업 상무의 서울 중구 장충동 자택을 압수수색한 뒤 증거물을 갖고 나오고 있다. 이 상무는 업무 대부분을 자택에서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검찰은 서류가 담긴 박스 이외에 별다른 압수물을 확보하지 못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검찰은 이날 낮 12시경 이 상무의 자택에 수사관 8명을 보내 4시간여 동안 압수수색을 벌여 서류와 다이어리, 메모지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일부 방과 금고가 잠겨 있어 열쇠수리공을 불러 열기도 했다. 검찰은 태광그룹 창업주인 고 이임용 전 회장의 부인으로 ‘왕(王)할머니’로 불려온 이 상무가 그룹 자금 관리를 도맡아 비자금 조성에 깊숙이 관여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날 검찰이 압수한 물품이 한 상자 분량에 그치는 등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상무 자택에 대해 두 차례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모두 기각했다. 검찰이 세 번째로 청구한 영장은 발부됐지만 일부 물품은 압수수색 대상에서 제외됐고 영장 발부 사실이 미리 알려지는 바람에 이 상무 측이 압수수색에 대비해 중요 자료는 이미 치웠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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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