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낙지 파동을 통해 얻은 교훈이 적지 않다. 첫째는 식품 위해성 발표 기준을 통일해야 한다는 점이다. 서울시와 식약청 검사에서 검출된 카드뮴 수치는 비슷한 수준이다. 결국 검사 결과를 해석하는 기준이 달라 혼란이 초래된 것이다.
서울시는 “낙지 머리에서 현행 검출 허용치를 넘는 카드뮴이 나온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고 강조한다. 반면 식약청은 “검출된 카드뮴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 낙지를 머리까지 일주일에 2마리씩 먹어도 건강에 해가 없는 수준”이라고 반박한다. 식약청이 “낙지는 자주 먹는 음식이 아니니 이 정도라면 머리까지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라고 주장하려면 사회적 비용을 고려해 낙지에 대한 카드뮴 검출 허용 기준치를 올리는 것이 옳다. 낙지를 통째로 분석한 식약청 검사에서도 일부 낙지에서 카드뮴이 검출 허용량보다 최대 3배가 넘게 나왔기 때문이다. 반대로 “낙지 머리는 떼고 먹는 것이 좋다”는 서울시 발표가 맞는다면 식약청은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내장 부위도 정식으로 먹을 수 있는 부위에 포함시켜 단속해야 혼란을 없앨 수 있다.
셋째는 과학적 근거 없이 식품의 특정 성분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맹신하는 식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점이다. 항간에는 낙지 머리에는 ‘항암효과’가 있다는 속설이 있었다. 검증되지 않은 ‘설’일 뿐인데도 식당에서 먹물만 따로 모아 달라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 식품이 함유한 수만 가지 성분 중 극히 적은 성분 하나만 놓고 건강식품으로 분류하거나 반대로 ‘몹쓸 음식’으로 인식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조종엽 사회부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