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층 목탑과 능사
○17년 대역사 끝에 모습 드러낸 백제문화단지
백제문화단지는 1994년 10월 조성사업에 착수했다. 삼국문화의 한 축으로 찬란한 역사문화 유적을 간직하고 있는 부여, 공주, 익산지역을 백제문화권 특정지역으로 지정한 지 1년여 만의 일이다.
○ 왕조와 불교 문화 보여주는 사비궁과 능사
백제문화단지 전경(항공사진)
천정전은 궁궐 내 으뜸이 되는 상징적 공간으로 신년하례식, 외국사신 접견 등 국가 및 왕실의 중요 행사에만 사용되던 공간이다. 높이 19m, 건축면적 337m²(약 102평) 2층 규모로 웅장함과 화려함을 동시에 갖췄다.
능사는 사찰 명칭이 밝혀지지 않아 지명을 따서 붙인 이름으로 부여군 부여읍 능산리에서 발굴된 사찰을 말한다. 백제를 대표하는 유물인 금동대향로(국보 287호)와 창왕명석조사리감(국보 288호)이 발견됐다. 남쪽에서부터 대통문, 능사 5층목탑, 대웅전, 자효당이 남북 중심축 선상에 배치되는 일탑일금당식 배치를 이루고 있다. 이는 백제사찰의 특징으로 부여의 정림사지, 왕흥사지, 익산미륵사지 등에서도 확인된다. 백제문화단지에서 가장 키가 커 눈길을 끄는 능사 5층 목탑은 면적 55m², 높이는 38m(목탑부 30m, 상륜부 8m)로 아파트 13층 높이이다.
생활문화마을은 사비성 내에 계층별 주거양식을 재현한 것으로 당시의 생활모습을 보여준다. 백제시대에는 왕 아래 16관등으로 구분하여 관직을 두었는데 이곳에서는 크게 4개 계층(귀족, 군관, 중인, 서민)으로 구분해 배치했다. 군관주택은 당시 최고 무장이었던 계백 장군의 가옥으로 연출했다. 귀족주택은 문관의 생활모습을 보여준다. 중인주택에서는 오경박사 등 백제의 전문교육을 담당하거나 일본에 백제문화를 전파한 박사계급, 서민주택은 불상조각가, 금속세공가, 대장장이 등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해상강국 백제를 만나세요” 최석원 조직위원장 인터뷰▼
2010 세계대백제전 최석원 조직위원장(전 공주대 총장)은 15일 “이번 세계대백제전은 패망의 역사로만 백제를 보는 일부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백제의 찬란한 문화를 세계인들과 함께 재조명하는 축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패망의 역사로 잊혀졌던 삼충신(계백, 성충, 흥수)이나 백제여인들(궁녀)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주민들이 50여 년 전 백마강가로 자발적으로 나가 만든 것이 백제문화제였다”며 “2007년 이전까지만 해도 8억 원 정도를 투입하는 향토축제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올해는 예산 260억 원, 축제기간은 10일에서 한 달로 대폭 규모를 키우고 질적으로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