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부상 불구 도루·2루타 ‘4강희망’ 살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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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홈런으로 말하는 사나이였다. 지난해 홈런왕 KIA 김상현(30)의 홈런포가 8월의 마지막 밤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또 팀의 실낱같은 4강진출 희망의 불꽃을 되살렸다.
김상현은 3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5번 지명타자로 나서 결승 만루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1도루 5타점 2득점의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북 치고 장구 치는 원맨쇼였다. 2회 1사후 첫 타석에 나선 김상현은 상대 허를 찌르는 도루로 선취점을 올렸다. 상대선발 장원삼의 투구에 맞고 나간 그는 2사후 안치홍 타석 때 기습적인 2루도루를 감행했다. 그리고 곧이어 안치홍의 중전 적시타 때 홈을 파고들었다. 5월 11일 수술을 받고 오랜 재활훈련을 거쳤을 정도로 무릎 상태가 아직 정상은 아니지만 팀의 4강 희망을 되살리기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경기 후 “상대가 내 무릎이 좋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도루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걸 역이용해 뛰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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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무릎통증과 수술 후유증으로 3∼7월 총 9홈런에 그쳤지만 8월에만 10개의 홈런포를 생산하면서 지난해 홈런왕의 위용을 되찾았다. 그는 홈런 상황에 대해 “장원삼이 전 등판에서 몸쪽과 슬라이더를 많이 던져 바깥쪽은 커트한다는 생각으로 몸쪽을 노리고 있었다”면서 노림수의 승리임을 털어놓았다.
4-5로 쫓긴 7회에도 그는 값진 중전 적시타를 때렸다. 마지막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그는 “사실 사이클링히트는 전혀 의식하지 못했는데 주변 동료가 얘기해줘 3루타를 칠 욕심에 밀어치려고 했다”며 웃었다.대구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