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을 보면 비수(肥瘦)라는 단어를 흔히 접할 수 있다. 비(肥)는 살이 찐 것이고, 수(瘦)는 마른 것을 의미한다. 한의학에서 비수는 중요한 개념이다. 동의보감 잡병편(雜病篇)과 침구편(鍼灸篇)에는 비수로 병을 판단하고, 비수에 따라 약을 달리 쓰고 침을 놓는다는 말이 나온다.
지나치게 뚱뚱한 사람은 기운이 좋아 보여도 오히려 허약하고 고혈압, 중풍으로 이어질 수 있는 습담(濕痰)이 많이 생길 수 있다. 습담은 콜레스테롤과 유사한 병리적 산물이다.
한의학에서 뚱뚱한 사람은 기를 보충하고 습담을 없애며, 마른 사람은 혈을 보충하고 뜸을 떠서 살이 오르게 한다. 뚱뚱하고 마른 것은 단순한 외형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의 건강상태를 보여준다.
다이어트는 일시적인 만족을 줄지 모르지만 지나치면 건강의 적이 된다. 주변에서 굶고도 살빼기에 실패한 사람을 많이 본다. 진정한 건강 미인의 균형 잡힌 몸매는 훌륭한 ‘S’라인과 함께 내부적으로도 건강 상태가 균형 잡혀야 한다. 지나치게 뚱뚱하면 각종 성인병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적당한 식사와 생활습관,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중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건강을 해치는 지나친 다이어트 역시 경계해야 한다. 외형 못지않게 내실을 기하는 건강 다이어트족이 많아지길 바란다.
송호섭 대한한의사협회 학술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