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개발국에 학교-도서관 설립 ‘룸 투 리드’ 두바이 지부장 양미영씨
“돈은 세상을 바꿀 수 없었지만 교육은 세상을 바꿀 수 있더군요.”
연봉 수억 원을 받는 프라이빗 뱅커로 일하다 비영리재단인 ‘룸 투 리드(room to read)’ 두바이 지부장으로 일하고 있는 양미영 씨(39)가 인생의 방향을 정반대로 튼 이유다. 양 씨는 29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2010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연봉 수억원 일자리 관둬, 열 살 아들과 함께 나눔 실천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2010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에 참석한 양미영 씨는 “한국에서도 다음 세대를 키우는 일에 동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사진 제공 여성가족부
시어머니 송정자 씨는 후에 미국에 건너가 혼자 생계를 꾸리며 남편과 두 자녀를 공부시켰다. 양 씨는 “남자 아이를 공부시키면 한 사람을 키우는 것이고 여자 아이를 공부시키면 한 가족과 다음 세대를 키우는 셈”이라고 말했다.
맨발로 흙바닥에서 공부하는 여학생들에게 학교를 지어주고 싶었다. 1400만 원이면 학교를, 700만 원이면 도서관을 지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돈만 기부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어려움을 모르는 열 살 아들을 보며 돈만 물려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까지 택시 한 번 안 타시던 시어머니가 성실과 검소라는 정신을 물려주셨듯이 아들에게도 나눔이라는 정신을 물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재는 아들과 함께 ‘룸 투 리드’ 활동을 하고 있다. 아들은 학교 친구들과 함께 1, 2달러씩 모아 2000달러를 만들었고 이를 씨앗으로 올해 네팔 카스키에 학교를 세웠다. 양 씨는 “교육을 통해 성장한 한국에도 ‘룸 투 리드’ 지부가 세워졌으면 한다”는 희망을 밝혔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