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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장폐지 코스닥 기업 10곳중 1곳 우회상장

입력 | 2010-08-27 03:00:00

벤처기업 ‘한탕주의’ 악용… 회계감사 대폭 강화해야




올해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된 회사는 모두 58개사로 그중 12.1%인 7개사가 우회상장을 통해 상장한 기업으로 나타났다. 상장폐지가 예정된 네오세미테크를 포함하면 8개사로 비율은 13.6%에 이른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닥에서 상장폐지된 회사는 무학, 메카포럼, 단성일렉트론 등 모두 58개사에 이른다. 연간 사업보고서가 발표되는 3월 이후인 4, 5월에만 36건이 몰려 있었다.

우회상장한 회사 중 상장폐지된 회사는 샤인시스템, 알이엔, 엑스로드, 에이스일렉트로닉스, 일공공일안경, 비전하이테크, 비엔디다. 이들의 상장폐지 사유는 기업경영의 계속성이 의심되거나 자본잠식 또는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중 샤인시스템은 지난해 12월 우회상장했다가 6개월 만인 올해 6월 상장폐지되기도 했다. 상장폐지는 아직 안 됐지만 정리매매가 진행되는 네오세미테크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우회상장한 뒤 올해 상장폐지된 종목만 4개나 된다. 상장하자마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잦은 것은 우회상장 제도 자체에 구멍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우회상장은 신규 상장 요건에는 부족하지만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 자본 조달의 기회를 열어주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합병 요건만 충족하면 별도의 심사 과정 없이 상장할 수 있기 때문에 ‘한탕주의’에 빠진 기업들이 악용하는 사례가 잦다. 특히 우회상장을 위해 합병한 기업의 회계감사를 따로 받을 필요가 없어 합병규정 통과를 위해 분식회계가 동원될 우려가 높아 회계감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코스닥시장본부 측은 “우회상장으로 입성했지만 좋은 성과를 내는 기업도 많다”며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제도만 강화하다 보면 시장이 죽을 수 있기 때문에 부작용을 없앨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