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적이 출현, 경계하고 있다”
“새로운 큰 적이 다가오고 있다는 경계심을 갖고 있습니다.”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72)이 새로 출범한 KB금융 ‘어윤대호’에 대한 긴장감을 드러냈다.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오른쪽)이 17일 서울 중랑구 망우동에 문을 연 신한미소금융재단 망우지부 개점식 후 인근 재래시장인 우림시장을 직접 돌며 상인에게 미소금융을 소개하는 전단을 나눠주고 있다. 사진 제공 신한은행
1982년 신한은행 창립 멤버로 2001년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올라 올 2월 회장 4연임에 성공한 라 회장은 금융권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다. 그가 언론을 공개적으로 만난 자리는 1999년 은행장을 퇴임한 후 11년 만이다.
우리금융 M&A에는 관심이 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라 회장은 “국내에서 추가적으로 M&A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현재로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2003년 조흥은행과 2006년 LG카드 인수에 잇달아 성공하며 신한금융을 국내 최고 금융그룹 대열에 올려놓은 공신이기도 하다. 라 회장은 M&A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을 묻는 질문에 “우리한테 꼭 필요한 것인가 그리고 어느 면에서 얼마만 한 도움이 되는지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과거 조흥은행 인수 전에 금융감독위원장이 불러서 갔더니 서울은행을 인수하라고 했어요. 하지만 서울은행은 메리트도 별로 없고 보유 자산도 좋지 않아 ‘못하겠다’고 했지요. 그런데 조흥은행이 매물로 나왔을 때는 신한보다 덩치는 더 컸는데도 욕심이 나더라고요.”
한편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50억 원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금융실명제법을 위반한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고 있는 라 회장은 이와 관련해선 “조사하고 있으니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