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대기록 이대호 인터뷰 “주변에서 워낙 얘기해 부담”
“오늘 기분 별로 안 좋아요.”
이대호(사진)는 13일 8경기 연속 홈런을 날려 세계기록과 타이를 이루는 큰일을 해냈지만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대기록을 세웠지만 전날 투런포를 날리고도 삼성에 패한 데 이어 이날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4위 경쟁 상대인 KIA에 다시 2-7로 졌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좋은 기록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기분이 좋을 수도 있겠지만 오늘은 어제보다 더 중요한 경기였는데 졌기 때문에 느낄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홈런을 치고 팀이 지는 것보다는 홈런을 못 쳐도 지금은 팀이 이기는 게 더 기분이 좋을 것 같다. 솔직한 심정이 그렇다”며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불붙은 홈런포를 피해 가기 위한 투수들의 집중 견제도 이대호가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이대호는 “투수들이 몸쪽 가까이 찌르는 공을 던지면서 견제를 심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내가 이겨내야 할 부분이다”라며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이대호는 팀이 4위를 해 가을 야구 무대를 밟는 데 기여하는 것을 자신의 최우선 목표로 꼽았다. 이대호는 “당초 올 시즌 목표는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는 것이었는데 이미 달성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타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