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이재오의 관계는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관계와 닮은꼴이 될 것이다."
민주당 내에선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와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의 관계를 두고 이 같은 관측이 무성하다.
두 차례 대통령을 지낸 푸틴 총리는 실질적으로 메드베데프 대통령 위에 군림하는 상왕(上王)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 총리 내정자의 나이나 중앙정치 무대에서 짧은 경력을 감안하면 '정권의 2인자'로 불리는 이재오 내정자가 김 총리 내정자의 명목상 지휘를 받는 것으로 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푸틴 총리와 같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야권은 현실 정치의 역학구도로 따져볼 때 '김태호-이재오'라인이 직제상 관계로 움직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인 박지원 원내대표는 9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특임장관이 개헌, 대북문제 등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정운찬 총리 밑에서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조용한 행보'를 보인 이 장관 내정자가 야권의 시선을 의식해서라도 '후배 총리'를 모시는데 더욱 몸을 낮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