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기대는 많이 하는데…죽을맛”
나지완. 스포츠동아DB
“저 녀석이 살아나줘야 하는데….”
6일 군산구장. KIA 조범현 감독은 숨이 막히는 더위에도 배팅케이지에서 연신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한 선수를 바라보며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7차전 끝내기홈런의 주인공, KIA를 챔피언 자리에 올려놓은 나지완(25·사진)이었다.
조 감독은 올 시즌을 시작하며 나지완을 3번 타자로 점찍었다. 최희섭∼김상현과 함께 중심타자로서 활약해주길 기대했다. 그러나 올시즌 그의 성적은 말 그대로 ‘참담’하다. 84경기에 출장해 타율0.203·9홈런·33타점. 조 감독은 “저 녀석만 괜찮았으면 (김)상현이가 없었을 때 상황이 더 나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나지완은 타격폼을 여러 번 수정하며 타개책을 찾고 있다. 하지만 타자가 폼을 바꿔 체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폼을 자주 바꾸다보면 오히려 타격밸런스가 무너지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나지완도 “한 번 바꾸기도 어려운데 계속 변화를 주다보니까 더 힘들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고 자가진단했다. 하지만 중간에 포기할 거라면 시작도 하지 않았다.
말을 극도로 아끼던 나지완은 “대인기피증까지 걸릴 지경”이라고 고백했다.
“주위에서 기대를 많이 하는데 (그 기대를)충족시키지 못하니까 모든 사람들이 다 나를 향해 욕을 하는 것 같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군산|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